오랜만에 안경을 찾았다.
썬그라스가 아닌 내 뿔테안경을 쓴게 얼마만이지?
귀찮기도 했고 안경을 쓰면 흘러내리는것도 싫었고
세상 보기싫은게 그리 널렸는데 뭘 그리 선명하게 보겠다고
안경을 구지 써야하냐고 개똥철학도 늘어놓았는데
보아야 할것은 보아야하고
해야할것들은 해야하고
여튼 오랜만에 안경을 쓰니 세상이 선명해졌다.
안경테두리 밖에 보이는 것들은 또 뿌연데
안경안으로 보는것들은 선명하다.
내방에 쌓여있는 먼지들도 모니터에 뭍어있는 잡티
그리고 책장에 책 제목들도 문서안에 폰트 크기 4로 맞춘 글자들도
정작 봐야할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몇년을 산듯하다.
정신을 차리면 너무 아득해서 놓고 산지가 꽤 된듯한데
'꿈꾸는 자는 지치지 않는다'
라며 불철주야를 달리던 시간들 순서도를 그리고
리포트를 만들고 한페이지 한단어 한 문장에 위가 아릴정도로
퍼마신 캔커피마시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
침대 옆에 숨겨놓은 맥주한캔을 한 오분정도 냉동실에 넣었건만
시원하지는 않구나
할말이 뭔지 모르겠지만 떠들고 싶은날
주저리 주저리 누군가 말했던 그 아무말 대잔치...
살짝 싱크가 안맞는 유튭 뮤직비디오도 나쁘지 않구나